1970년대부터 지역 음악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구 중구 동성로 하이마트 음악감상실에서 지난 2일 대구음악발전포럼이 출범했다. 지금껏 개인적 차원에서 음악을 듣고 즐기면서 동호회를 유지·발전시켜 왔던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이 소극적인 자기만족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음악분야를 포함한 지역문화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구는 오랫동안 영남문화권의 중심도시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정보화, 지식경제 시대를 거치면서 수도권 집중화 현상은 심화됐고, 특히 최근 들어 산업뿐만 아니라 문화분야에서의 지역기반 약화 현상은 가속화가 훨씬 빠르게 진행됐다. 이에 따라 대구의 정체성은 더욱 불분명해지고 혼란스러워졌다.

  그렇다고 대구문화계의 전반적 침체 원인을 시류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위기상황 속에서도 지역문화계 지도자들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보수주의적인 틀을 깨뜨리려는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 행사는 ‘그들만의 잔치’로 자리잡았고, ‘우리’라는 동류의식 속에 무비판이, ‘너희들’이라는 배척 속에 대립과 갈등이 싹텄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만일 그렇지 않다면 발전적인 비평문화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대구에서 문화예술 관련 ‘감투’라도 하나 생기면 서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또 소수의 명망가와 문화 권력자 위주로 세력이 나뉘어 대립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비평은 분쟁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고, 기존세력을 이탈한 창조적 소수는 설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지역문화계 안팎의 평이다.

  문화예술인들이 자정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현 상황에서는 외부충격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어느 누구보다 지역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고, 전문가들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췄으며, 문화권력의 기득권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동호인(마니아)’ 그룹이야말로 지역문화예술계의 혁신 촉매자로 안성맞춤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구음악발전포럼은 다른 분야 동호인들의 적극적 활동을 이끌어 내는 선구적 의의가 크다.

  대구음악발전포럼 첫 번째 세미나에서는 시립예술단의 운영과 문화행정·문화비전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의견과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 지역 문화예술계 지도자들과 문화행정 담당자들이 이 같은 동호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임으로써 지역문화 활성화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동호인들도 자기의 생각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힘겨운 현실적 여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애정으로 지켜봐야 한다. 문화예술인과 동호인들의 ‘열정'이 만나 '협력'함으로써 대구문화의 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한다.  

석민 문화부 차장  2007.02.06